마이다스커뮤니케이션 · 독립 단편

보라색 농장

“매일 먹고 싶은 채소인가요?”
3년을 준비한 대표가 대답하지 못했다.

1–3컷. 새벽 네 시, 김포의 컨테이너형 수직농장. 보라색 LED 아래에서 하람이 태블릿으로 농장을 관리하고 상추를 수확한다. 지금 따면 아침 식탁까지 30분이다.
4–7컷. 화상 미팅에서 하람이 수직농장 시스템의 LED와 수확량을 설명한다. 나세르는 사람들이 매일 먹고 싶어 할지를 묻는다. 답하지 못한 하람이 미팅이 끝난 컨테이너에 홀로 남는다.
8–13컷. 수출바우처 공고를 받은 하람은 낯선 제도 용어 앞에서 막막해한다. 바우처가 처음이어도 괜찮습니다라는 문구를 발견하고 스마트팜 설비의 해외 홍보를 문의한다. 다음 날 문태성 PD에게 전화가 온다.
14–18컷. 보라색 농장을 방문한 문 PD가 하람과 신청 자격과 사업계획서를 살핀다. 신청 버튼은 하람이 직접 누른다. 문 PD는 선정을 약속할 수 없지만 아쉬움 없이 준비하자고 말한다.
19–20컷. 두 달 뒤, 햇빛 아래에서 참여기업 선정 문자를 받은 하람이 마이다스를 선택한다. 문 PD는 결과보고까지 챙기겠다고 말한다. 첫 기획 회의에서 하람은 기술 자료 40장을 준비한다.
21–25컷. 문 PD가 상추를 맛보고 수확한 지 얼마나 되었는지 묻는다. 30분이라는 답에서 실마리를 찾는다. 먼 곳에서 운송한 채소와 달리, 현지의 수직농장 시스템은 수확부터 식탁까지의 시간을 줄일 수 있다.
26–30컷. 하람은 3년 동안 설명한 LED보다 수확 후 30분을 보여줘야 했음을 깨닫는다. 문 PD는 상추의 물방울과 잎이 꺾이는 소리를 촬영한다. 수확부터 세척과 샐러드 완성까지, 스톱워치는 29분 40초를 가리킨다.
31–33컷. 영문과 아랍어 자막으로 완성한 영상을 함께 본다. 자막은 당신의 도시에서 길러, 30분 안에 식탁으로라는 가치를 전한다. 맛있어 보인다는 하람에게 문 PD는 원래 맛있었다고 답한다. 하람은 나세르에게 영상 링크를 보낸다.
34–35컷. 며칠 뒤 새벽, 같은 컨테이너 단지에 메일 알림이 울린다. 나세르는 영상을 세 번 봤다며, 가상의 도시 알 사하르에서 수직농장 시스템을 직접 시연해 줄 수 있는지 묻는다.
36컷. 하람이 컨테이너 문을 활짝 연다. 보라색 빛이 밖으로 흘러나오고, 사막의 흰 햇빛 아래 놓인 컨테이너의 상상이 이어진다. 보라색 방의 문이 처음으로 바깥을 향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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